문여백 · 과학의 낯선 면
밤하늘의 달이 어제와 비슷해 보여도 지구와 달의 관계는 조금씩 변한다. NASA/JPL은 달 레이저 거리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두 천체 사이의 평균 거리가 현재 연간 약 3.8cm씩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수십만 km 떨어진 곳에서 어떻게 cm 단위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을까?
우주에 줄자를 펼치는 대신 시간을 잰다

문여백 자체 제작. 크기와 거리는 실제 비례가 아닙니다. 과학 원리 근거: NASA/JPL.
지상의 관측소는 달에 놓인 반사경을 향해 레이저를 보내고,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한다. 왕복 시간을 빛의 속도와 곱한 뒤 2로 나누면 편도 거리를 구하는 기본 원리가 된다. 실제 관측에서는 대기와 관측 지점의 움직임 같은 조건까지 고려해야 한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남긴 반사경은 빛을 온 방향으로 되돌려 보낸다. 달에서 전기를 써서 답신하는 송신기와는 다르다. JPL은 이 반사경 배열 자체에는 전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오래된 장치가 오랫동안 측정에 쓰일 수 있는 이유다.
3.8cm는 매일 똑같이 멀어진다는 뜻일까?
아니다. 이 수치는 오랜 관측으로 파악한 평균 거리의 장기적인 변화다. 달의 궤도 운동과 장기적인 후퇴를 같은 것으로 읽으면 안 된다.
감을 잡기 위해 현재 속도를 고정한 단순 계산을 해보자. 3.8cm × 10년은 38cm, 3.8cm × 100년은 3.8m다. 이 계산은 크기를 비교하기 위한 예시이며, 과거와 먼 미래에도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는 예측은 아니다.
멀어지게 하는 힘은 바다와도 연결돼 있다
지구와 달은 중력으로 서로의 모양과 운동에 영향을 준다. NASA는 조석 작용이 달의 궤도에 에너지를 전달해 달이 천천히 멀어지게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해안에서 보는 밀물과 썰물은 지구와 달의 운동이 연결돼 있음을 보여 주는 가까운 단서다.
달이 지구에 늘 비슷한 면을 보여 주는 현상도 조석 작용과 관련된다. 달이 자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같은 얼굴을 보여 주는 달도 멈춰 있는 천체는 아니다.
숫자를 읽을 때 함께 물어야 할 것
‘얼마나 변했나’만큼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측정했나’다. 3.8cm라는 숫자 뒤에는 반사경, 빛의 왕복 시간, 여러 해의 관측이 있다. 밤하늘의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은 큰 숫자보다 작은 차이를 알아내는 방법일 때가 있다.
확인한 자료
- NASA/JPL — The Apollo Experiment That Keeps on Giving (2019-07-24): 반사경, 거리 측정, 연간 약 3.8cm 후퇴.
- NASA Science — Tidal Locking: 조석 작용과 동주기 자전.
- UC San Diego APOLLO — The Basics of Lunar Ranging (본문에 2006년 당시 진행 상황 기재): 왕복 시간 측정, 관측 지점 보정, 연간 3.8cm 후퇴를 교차 확인. 현재 장비 성능이나 반사경 개수의 근거로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NIST — To the Moon and Back … in 2.5 Seconds (2017-09-26 작성, 2026-05-27 갱신): 거리 계산식과 연간 3.8cm 후퇴를 교차 확인.
자료 확인: 2026-09-28. 위 자료는 기존 과학 설명이며 오늘 새로 발표된 발견이 아닙니다. 10년·100년 수치는 현재 속도를 일정하다고 가정한 자체 계산입니다.